한문 시,서예

도연명의 자제문(펌글)

백운산촌노 2009. 2. 25. 20:21
自祭文   자제문  < 도연명: 임종  3일전 자기가  자기 제문을 씀.>
歲惟丁卯  세유정묘  정묘년(서기427년)
律中無射  율중무사  음력 구월(율려의 무력에 해당하는 음력 구월달)
天寒夜長  천한야장  날씨는 차고 어둡고 긴~밤
風氣蕭索  풍기소삭  쓸쓸하고 스산한 바람만 불어온다
鴻雁于往  홍안우왕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가는가
草木黃落  초목황락  나뭇잎은 누렇게 시들어 말라 떨어지네
陶子將辭  도자장사  나 도 연명은 이제
逆旅之館  역려지관  여관처럼 머물든 세상 하직하고
永歸於本宅  영귀어본택  영원한 나의 본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故人悽其相悲  고인처기상비  나와 정든 사람들은 애절하게 슬퍼하며
同祖行於今夕  동조행어금석  마지막 떠나는 나를 위해 제사 지내는 구나
羞以嘉蔬  수이가소  젯상에 많은 음식을 차려 놓고
薦以淸酌  천이청작  맑은 술을 따라 올리지만
候顔已冥  후안이명  얼굴을 들려다 봐도  나는 이미 죽은 몸
聆音愈漠  영음유막  소리를 들어 보려 해도 가슴만 답답할 뿐
嗚呼哀哉  오호애재  아! 슬프구나
茫茫大塊  망망대괴  넓고 넓은 대지와
悠悠高旻  유유고민  끝없이 높은 하늘이 있어
是生萬物  시생만물  이것들이 천하의  만물을 낳았거늘
余得爲人  여득위인  만물 중에도 사람으로 태어나
自余爲人  자여위인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오는 동안
逢運之貧  봉운지빈  가난한 운수에 매여서
簞瓢屢  단표누경  대나무 밥 그릇과 표주박은 자주 비엇었고
絺緙冬陳  치격동진  갈 옷을 걸치고 추위를 지냈으며
含歡谷汲  함환곡급  계곡 흐르는 물 마시면서도 즐거워 하였고
行歌負薪  행가부신  나뭇짐을 지고 내리면서도  노래 불렀다 
翳翳柴門  예예시문  늘 사립문을 닫고 놓고살았으며
事我宵晨  사아소신  새벽부터 밤까지 날 위해 일했네
春秋代謝  춘추대사  가을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有務中園  유무중원  부지런히 들에 나가 일 했네
載耘載  재운재자  철 따라 김 매고 북 돋우며
耐育耐繁  내육내번  이윽고 키우고 이윽고 늘려나갔네
欣以素牘  흔이소독  때로는 기쁜 마음으로 글도 읽고
和以七絃  화이칠현  한가하면 거문고를 타며 즐거워 하였다
冬曝其日  동포기일  겨울에는 따스한 햇살도  쬐어 보고
夏濯其泉  하탁기천  여름에는 흐르는 물에 몸을 씻기도 하였다.
勤靡餘勞  근미여로  부지런히 수고롭게 열심히 일하면서도
心有常閒  심유상한  마음은 늘 한가로워
樂天委分  낙천위분  즐거운 마음으로 분수에 맞게
以至百年  이지백년  어려워도 평생을 살았네
惟此百年  유차백년  오로지 백년도 못 되는 이 세월을
夫人愛之  부인애지  대체로 사람들은 사랑도 하며
懼彼無成  구피무성  이룬 것 없음을 두려워도 하며
揭日惜時  게일석시  하루라도 더 살려고 몸부림 치네
存爲世珍  존위세진  살아서는 부귀영화 누리기를 바라고
沒亦見思  몰역견사  죽어서도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라네
嗟我獨邁  차아독매  하지만 나는 홀로 고독하게
曾是異  증시이자  오래 전부터 그들과는 다르게 살았네
寵非己榮  총비기영  총애를 영광으로 여기지 않았고
涅豈吾緇  날기오치  속세의 진흙에 물들지 않았네
拙兀窮廬  졸올궁려  허름한 초가에 살면서 나를 바로잡고
酣飮賦詩  감음부시  술을 즐기고 시를 지었네
識運知命  식운지명  내 운명을 스스로 알고 천명을 깨첬으니
疇能罔卷  주능망권  능히 분수를 알았고 얽매일 것도 없구나
余今斯化  여금사화  이제 내 운명을 따라 나는 지금 죽어 가지만
可以無恨  가이무한  이제 더 이상  여한이란 있을 수 없다.
 
壽涉百齡  수섭백령   백살 가까이 살만큼 살았고
身慕肥遁  신모비돈   몸은 두텁게 은둔하기를 좋아하여
從老得終  종로득종   살만큼 살았고 늙어서 죽게되니

 

奚所復慕  해부소연 
  무엇을 다시 
바랄 것이  있겠는가 ?
寒署逾邁  한서유매   추위와 더위 지나고
亡旣異存  망기이존   죽음은 이미 삶과 다르네
外姻晨來  외인신래   먼 친척들은 새벽부터  오고
良友宵奔  양우소분   친한 친구들은 밤에도 달려와서
葬之中野  장지중야   들판 가운데 무덤을 만들어
以安其魂  이안기혼   내 영혼을  편안하게 위로해 주네
窅窅我行  요요아행   깊고도 먼 나의 저승길
蕭蕭墓門  소소묘문   무덤 속은 너무도 적막하고 쓸쓸하다
奢恥宋臣  사치송신   송나라 신하 한퇴 같이 호화롭게도 하지말고
儉笑王孫  검소왕손   검소함은 한나라 왕양손을  비웃을 정도로 해 주오
廓兮已滅  곽혜이멸   관이야 썩어서 사라질 것이니
慨焉已遐  개언이하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개탄하리라.
不封不樹  불봉불수   내 무덤엔 봉분도 만들지 말고 나무도 심지 말고
日月遂過  일월수과   햇빛과 달빛만 지나가게 해주오
匪貴前譽  비귀전예   살아서도 명리를 귀히 여기지 않았거늘
孰重後歌  숙중후가   죽은 후에 그 누가 칭송하며 중하게 여기랴?
人生寔難  인생식난   살아 생전에도 어렵게 살았는데
死如之何  사여지하   하지만, 사후의 세계는 또한 어떨런지?
嗚呼哀哉  오호애재   아 ! 서글프고 애통하다 !

*** 역시 인간적이죠. 마지막 두 구절,  평생을 소신있고, 후회없이 살다보니

      이승에서 그렇게도 어렵게 살았는데.. 저승에서는 ????  ++++              .